본문 바로가기
여행,출장기/해외여행,출장기

[독일 11월]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핵심 명소 총정리)

by 로브로브 2026. 1. 11.

[뮌헨에서의 시티투어]

뮌헨에서의 모든 업무가 끝났습니다. 프랑크푸르트로 넘어가는 일정 사이가 좀 비었기에, 미리 알아둔 짧고 굵은 뮌헨 도보 시티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원래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걸로 아는데, 일과 끝내고 기차 시간까지 짬 내어 가는 거라 조금 빠르게 진행을 부탁드렸었답니다.

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11월의 뮌헨 날씨, 춥다]

11월 중순, 한국의 가을을 생각하고 왔는데 뮌헨의 공기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기온은 영상 한 자릿수. 업무상 미팅 일정이 있었어서 멋 부린다고 코트를 입고 왔는데, 뼈저리게 후회했습니다. 뮌헨의 겨울바람은 코트 자락을 뚫고 들어오더군요. 혹시 이 시기에 오신다면 여러 겹 껴입으시고, 후리스나 패딩 꼭 챙기시길 추천합니다. (사실 후리스 챙겼는데 캐리어 안에 두고와서 더더욱 춥게 여겨진 뮌헨 날씨였습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더 충격인 건 나중에 가이드님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지금 기상이변이라 뮌헨이 평소보다 훨씬 따뜻한 거예요." 네...? 이게 따뜻한 거라고요...? '맙소사'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독일의 진짜 겨울은 상상하고 싶지 않네요.


[투어 전 카페인 수혈: 뮌헨 스타벅스]

본격적으로 걷기 전, 칼스 광장(Karlsplatz) 앞 스타벅스에 들렀습니다. 유럽에 왔으니 유럽 커피를 마셔야겠지만, 익숙한 사이렌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더군요.

메뉴판을 보는데 조금 당황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메인이 아니에요. 라떼나 카푸치노가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격이... 라떼 한 잔에 5유로 안팎. 당시 환율로 계산해보니 8천 원이 훌쩍 넘습니다. 한국 물가 비싸다지만 독일 물가, 정말 사악하네요.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가볍게 에스프레소를 시켰습니다. 분명 "먹고 갈게요(For here)"라고 말한 것 같은데, 직원은 종이컵(To-go)에 담아줬습니다. 제 발음 탓인지 주문이 잘못 들어간 건지... 아무튼, 찐한 에스프레소 한 잔 털어 넣고 정신을 번쩍 차린 뒤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바이에른의 심장, 뮌헨을 걷다]

투어를 시작하며 가이드님께 뮌헨에 대한 흥미로운 배경지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독일은 미국처럼 16개의 주(State)가 합쳐진 연방 국가입니다. 그중 뮌헨은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Bavaria)'의 주도(州都)이자 최대 도시입니다. 각 주가 자신만의 헌법, 의회, 교육 제도, 경찰 조직을 가지고 있어서 굳이 다른 주에 갈 일이 많지 않다고 하네요.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성문 위의 문장 (Coat of Arms)

칼스 문 위에 붙어 있는 화려한 방패 모양 조각, 이것이 바로 바이에른 주 문장(Bayerisches Staatswappen)입니다. 바이에른이 단일한 지역이 아니라 여러 지역이 합쳐진 곳임을 보여줍니다.

  • 가운데 방패 (흰-파 다이아몬드): 바이에른 전체와 뮌헨을 다스린 비텔스바흐 왕가를 상징합니다.
  • 왼쪽 위 (황금 사자): 팔츠(Pfalz) 지역을 상징합니다. 검은 배경에 서 있는 황금 사자는 힘과 권위를 나타냅니다.
  • 오른쪽 위 (빨간-흰색 톱니/빗): 이 독특한 지그재그 무늬는 프랑켄(Franken) 지역을 상징합니다. '프랑켄의 빗'이라고 불립니다.
  • 왼쪽 아래 (파란 팬더/표범): 사진상 잘 안 보일 수 있지만, 은색 배경에 파란 동물이 있습니다. 이는 니더바이에른(Lower Bavaria) 지역을 상징하는 전설 속의 팬더입니다.

* 뮌헨의 2가지 색 조합

  • ⚪🔵 흰색/하늘색: '바이에른 주(State)' 전체를 상징하는 색
  • 🟡⚫ 노란색/검은색: '뮌헨 시(City)' 자체를 상징하는 색

뮌헨의 상징, 수도사 문양 - 뮌히너 킨들

바닥을 보다 보면 이런 문양이 새겨진 맨홀 뚜껑을 볼 수 있는데요. 가운데 있는 사람이 바로 '수도사'입니다. 뮌헨(München)이라는 도시 이름 자체가 '작은 수도사들(Mönch)'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됐다고 해요. 12세기경, 베네딕트회 수도사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도시가 형성되었거든요. 그래서 뮌헨의 문장(Coat of Arms)에는 항상 수도사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즉, 이 수도사는 뮌헨의 조상이자 상징인 셈이죠. 양팔을 벌리고 줄무늬 수도복을 입은 이 문양은 '뮌히너 킨들(Münchner Kindl)'이라고 불리는데, 뮌헨의 공식 상징입니다. 도시 곳곳에서 이 귀여운 수도사님을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맥주의 나라, 그리고 크리스마스 준비]

칼스 문을 지나 보행자 거리(Neuhauser Str.)로 들어서니, 도시는 벌써 크리스마스 마켓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거리의 식당 간판들을 유심히 보면 재밌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독일의 식당들은 보통 특정 양조장(브랜드)의 맥주만 전문적으로 취급한다고 해요. (Augustiner, Paulaner, Hofbräu 등) 그래서 간판에 "우리는 이 브랜드 맥주를 팝니다!"라고 대문짝만하게 로고를 박아놓습니다. 맥주에 진심인 나라답죠?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걷다가 꽃으로 장식된 화려하고 거대한 건물을 마주쳤습니다. 바로 '히르머(HIRMER)'라는 남성 전용 백화점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남성 패션 전문점 중 하나라고 하는데, 건물이 워낙 예뻐서 쇼핑을 안 하더라도 사진 명소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1층 쇼윈도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이 발길을 잡습니다. 이제 쇼핑가를 지나, 뮌헨의 랜드마크인 '프라우엔 교회'로 향해봅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뮌헨의 스카이라인, 프라우엔 교회 (Frauenkirche)]

쇼핑 거리에서 고개를 들면 어디서든 보이는 두 개의 둥근 탑. 바로 뮌헨의 상징인 '프라우엔 교회 (Frauenkirche)'입니다. 정식 명칭은 '성모 대성당'이에요.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가까이서 보니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정말 거대합니다. 특이한 건 탑의 지붕 모양인데, 뾰족한 첨탑이 아니라 동글동글한 '양파 모양(Onion Domes)'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뮌헨의 스카이라인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해요. 실제로 뮌헨 시내에서는 이 교회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약 99m)

악마도 속았다? '악마의 발자국' 전설

교회 안으로 들어서니 높게 뻗은 흰색 기둥들이 엄숙함을 자아냅니다. 이곳에는 아주 재미있는 전설이 하나 내려옵니다. 바로 '악마의 발자국(Teufelstritt)' 이야기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교회를 지을 때 건축가가 악마에게 "창문이 없는 어두운 교회를 짓겠다"고 내기를 걸고 도움을 받았다고 해요. 완공 후 악마가 입구에 딱 서서 보니, 거대한 기둥들에 가려져 정말 창문이 하나도 안 보였던 거죠. 악마는 "내가 이겼다!"며 기뻐서 바닥을 쿵 찍었는데, 한 발자국 더 내딛는 순간 양옆에 숨겨진 화려한 창문들에서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고 합니다. 속은 걸 깨달은 악마는 도망쳤지만, 입구 바닥엔 그 발자국이 남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입구 쪽 바닥을 보시면 검은 발자국 모양이 있으니 꼭 한번 찾아보세요.

교황 베네딕토 16세

내부를 둘러보다 보니 익숙한 얼굴의 청동 부조가 보입니다. 바로 교황 베네딕토 16세(Joseph Ratzinger)입니다. 독일 출신인 교황님은 교황이 되기 전, 이곳 뮌헨-프라이징 대교구의 대주교로 계셨다고 해요. 그래서 이곳 뮌헨 사람들에게는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는 분입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천장에 숨겨진 비밀: 중세판 '기부자 명단'

가이드님 설명을 안 들었으면 정말 모를 뻔했던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교회 내부를 둘러보면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성화들이 창문마다 장식되어 있는데요. 여기서 고개를 들어 바로 위 천장을 봐야 합니다.

천장 뼈대가 교차하는 지점마다 작은 문장(Coat of Arms)들이 박혀 있는데, 이게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고 해요. 바로 그 아래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나 제단 제작비를 지원해 준 가문(스폰서)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기부자의 이름을 남기는 건 중요한 일이었나 봅니다.

그렇다면 이 교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웅장한 곳, 가장 중앙 제단 위쪽의 천장에는 누구의 문장이 있을까요? 네, 정답은 아까 밖에서 봤던 그 '하늘색 다이아몬드(비텔스바흐 왕가)' 문양입니다. "이 구역의 주인은 우리야"라고 말하는 듯 가장 높은 곳에 가장 선명하게 박혀 있더군요. 위치만 봐도 당시 이 가문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가이드님이 알려준 '성당 그림/예수 3초 만에 이해하기'

가이드님이 설명해 준 성당의 그림과 예수 구분 법이 심플하면서도 머리에 잘 들어와서 남겨둡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1. 수태고지 (Annunciation)

그림 속에 여인(마리아)과 날개 달린 천사(가브리엘)가 있다? 그런데 주변에 '흰색 백합'이나 '흰 천'이 보인다? 그럼 무조건 '수태고지'라고 합니다. 흰색 백합은 마리아의 순결을 상징하는 핵심 아이템이라고 하네요.

2. 성모 승천 (Assumption)

"마리아가 구름 타고 천사들과 함께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느낌"이라면 바로 성모 승천입니다.

  • 부양: 마리아가 바닥이 아닌 구름을 타고 둥둥 떠 있음.
  • 에스코트: 주변에 수많은 아기 천사가 받치거나 호위함.
  • 분리: 그림 위쪽(천상계)과 아래쪽(지상의 사도들)이 나뉘어 있음.

3. 십자가 위의 예수님 구분법 (INRI)

십자가 머리맡에 'I.N.R.I'라고 적힌 푯말이 붙어 있어야 진짜 예수를 나타내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는 라틴어로 "유대인의 왕, 나사렛 예수"의 약자인데, 당시 로마 총독이 붙인 공식적인 '죄명'이자 반역죄를 명시한 푯말입니다. 사진 속 예수상 머리 위를 자세히 보세요. 정말 'INRI'가 선명하게 적혀 있죠? (* I.N.R.I : "유대인의 왕, 나사렛 예수(Iesus Nazarenus, Rex Iudaeorum)")


[뮌헨의 반전 매력, 퓐프 회페(Fünf Höfe)]

프라우엔 교회를 나와 걷다 보니, 가이드분께서 저희 일행을 데리고 갑자기 건물 사이의 어떤 통로로 쑥 들어갑니다. 들어와 보니, 방금 전까지 봤던 중세 도시 뮌헨과는 전혀 딴판인 현대적이고 세련된 공간이 펼쳐집니다.

이곳의 이름은 '퓐프 회페(Fünf Höfe)', 우리말로 번역하면 '다섯 개의 정원'입니다. 오래된 은행 건물 구역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쇼핑몰인데, 겉은 옛날 건물 그대로지만 안은 완전히 미래지향적으로 꾸며져 있어 건축학적으로도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천장에서 식물이 자란다? '공중 정원'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천장이었습니다. 어두운 통로 위쪽이 온통 초록빛이라 조화인가 싶어서 자세히 봤더니, 놀랍게도 진짜 살아있는 식물들이었습니다! '공중 정원(Hanging Gardens)'이라는 작품인데, 넝쿨 식물들이 천장에서 아래로 자라도록 특수하게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삭막할 수 있는 실내 쇼핑몰에 이렇게 초록 식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으니, 마치 숲속을 걷는 듯한 싱그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머리 위에 뜬 거대한 공, '스피어(Sphere)'

식물 터널을 지나 중앙으로 오니 더 압도적인 것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은색 공, 바로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 '스피어(Sphere)'입니다. 마치 쇠로 짠 그물 같은 이 거대한 공이 건물 사이에 붕 떠 있는데,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구멍 사이로 하늘이 보입니다. 날씨나 빛에 따라 느낌이 매번 다르다고 하네요.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테아티너 거리(Theatinerstraße)

퓐프 회페를 구경하고 밖으로 나오면 자연스럽게 큰 거리와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뮌헨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쇼핑 거리인 '테아티너 거리'입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오데온 광장 (Odeonsplatz)과 테아티너 교회]

탁 트인 광장으로 나오니 분위기가 또 한 번 바뀝니다. 이곳은 뮌헨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오데온 광장'입니다. 광장 정면에 마치 이탈리아 로마의 신전처럼 생긴 건물이 하나 있는데요. 이름은 '펠트헤른할레(장군기념관)'입니다. 아쉽게도 제가 갔을 때는 전면 보수 공사 중이라 실제 모습은 가림막 그림으로만 봐야 했습니다.

오데온 광장의 어두운 역사: 히틀러의 연설과 선동

가이드님께서 이곳은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당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라고 해요. 히틀러는 수많은 군중 앞에서 연설을 하며 사람들을 선동했다고 합니다. 당시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들은 무조건 나치식 경례를 해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노란색의 반전 매력, 테아티너 교회 (Theatinerkirche)

광장 한편에는 뮌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샛노란색 건물이 있습니다. '테아티너 교회'입니다. 11월의 흐린 하늘 아래서도 혼자 빛나는 듯한 강렬한 노란색 외관이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면 정말 깜짝 놀라게 됩니다. 밖은 온통 노란색인데, 내부는 눈이 시릴 정도로 새하얀 화이트 톤이거든요. 색깔 하나 없이 오직 하얀색 조각(스투코)으로만 장식되어 있는데, 그 디테일이 숨 막힐 정도로 화려합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가이드님께서 이 교회는 "겉은 웅장한 바로크, 속은 섬세한 로코코"의 반전 매력을 가진 건축물라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바로크는 웅장하고 남성미, 로코코는 섬세함과 여성미라고 하는데, 가이드님께선 이것을 '약간 투머치한 것 같은 화려함'이라고 딱 정리해 주셨습니다.


[미리 만난 크리스마스 마켓과 쿠빌리에 극장]

크리스마스 마켓

오데온 광장을 지나 레지덴츠 궁전의 안뜰(Court)로 들어서는 길,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우연히 마주친 작은 크리스마스 마켓 부스들입니다. 뮌헨의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은 보통 11월 말부터 시작이라, 제가 갔을 때는 한창 준비 중이거나 이제 막 문을 여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도 나무로 지어진 오두막(Hütte)과 화려한 조명 장식을 보니 마음이 설레더군요. 메뉴판을 쓱 훑어봤는데, 역시나 뮌헨 물가는 자비가 없습니다. XXL 브라트부어스트(구운 소시지)가 8유로(약 1만 2천 원)라니... 비록 사 먹진 못했지만, 독일 소시지 굽는 냄새를 맡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겨울 여행의 낭만은 충분했습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숨겨진 로코코의 보석, 쿠빌리에 극장 (Cuvilliés-Theater)

마켓을 지나 안쪽 구석으로 들어가면 작고 수수한 문 하나가 나옵니다. 이곳이 바로 뮌헨 레지덴츠 투어의 숨겨진 하이라이트, '쿠빌리에 극장'입니다. 입구 앞에 있는 가격표를 보니 극장만 관람하는 티켓은 5유로입니다. 밖에서 보면 그냥 평범한 건물 문 같아서 지나치기 쉬운데, 안으로 들어가면 "반전"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이곳은 앞서 테아티너 교회에서 배웠던 '로코코 양식'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18세기에 지어진 궁정 극장으로, 온통 붉은 벨벳과 황금색 장식으로 뒤덮여 있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극장 2층 객석의 붉은 커튼처럼 보이는 것들이 모두 나무로 만든 조각 작품들이었어요. 역사적으로도 엄청난 곳인데, 바로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가 자신의 오페라 <이도메네오>를 초연했던 장소가 바로 여기라고 합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자세히 보면 나무 기둥 중간중간에 갈라진 틈이나 이음새가 보입니다. 처음엔 "관리가 안 돼서 갈라졌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2차 대전 때 건물이 폭격 맞을 뻔하여 내부의 나무 장식들을 미리 떼어내 숨겨두었다가 전쟁 후에 다시 조립한 흔적이었습니다.

저희가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이미 관람이 종료되어 문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운영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예고 없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가이드님이 오기 전에 미리 전화해서 운영 여부를 확인한 덕분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자유여행으로 오신다면 꼭 미리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막스 요제프 광장 & 오페라 하우스]

레지덴츠 투어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눈앞에 거대한 광장이 펼쳐집니다. 뮌헨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중 하나인 '막스 요제프 광장(Max-Joseph-Platz)'입니다.

정면에 보이는 그리스 신전 같은 웅장한 건물은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극장'입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바이에른의 초대 국왕인 막스 요제프 1세의 동상이 앉아 뮌헨 시민들을 내려다보고 있네요. 건물이 워낙 크고 멋져서, 이곳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광장 근처 명품 거리의 쇼윈도에는 독일 전통 의상인 '트라흐트(던들/레더호젠)'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축제 때 입는 코스튬이 아니라 고급 원단으로 만든 '찐' 전통 의상이라 가격도 상당히 비싸 보였습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모차르트가 살았던 하숙집]

돌아가는 길, 무심코 지나칠 뻔한 평범한 건물 벽에서 의미 있는 동판을 발견했습니다.

"이곳에 1944년까지 서 있었던 집에서, W.A. 모차르트가 1780년 11월 6일부터 1781년 3월 11일까지 살았다..."

놀랍게도 이곳은 모차르트가 아까 우리가 보고 온 쿠빌리에 극장의 개관작, 오페라 <이도메네오>를 작곡하며 머물렀던 하숙집 터라고 합니다. 하지만 동판의 글귀가 어딘가 씁쓸합니다. "1944년까지 서 있었던 집". 네, 이곳 역시 2차 세계대전의 폭격을 피하지 못하고 완전히 파괴되어, 지금은 현대적인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압도적인 비주얼, 신 시청사 (Neues Rathaus)]

마지막으로 발길을 멈춘 곳은 뮌헨의 중심, 마리엔 광장입니다.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신 시청사가 시야를 가득 채웁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뾰족하게 솟은 첨탑과 화려한 조각들 때문에 얼핏 보면 수백 년 된 중세 고성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건물은 19세기 말~20세기 초(1909년 완공)에 지어진 비교적 '새 건물(Neues)'이라고 해요. 당시 유행하던 네오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는데, 바이에른의 왕과 전설 속 영웅들의 조각상으로 외벽을 빈틈없이 장식해 놨습니다.

광장을 지키는 두 개의 동상 (마리아 vs 수도사)

광장에서 고개를 들어보면 뮌헨을 지키는 두 가지 중요한 상징물을 찾을 수 있습니다.

1. 광장 한가운데: 황금 마리아상 (Mariensäule)

  • 위치: 광장 정중앙의 높은 기둥 위
  • 의미: 이 광장의 이름이 '마리엔 광장'인 이유입니다. 30년 전쟁 당시 스웨덴 군대가 물러간 것을 감사하며 세운 '수호신' 같은 존재입니다.

2. 시청사 꼭대기: 뮌히너 킨들 (Münchner Kindl)

  • 위치: 신 시청사 가장 높은 탑의 꼭대기 (약 85m 높이)
  • 의미: 아까 칼스 광장 맨홀 뚜껑에서 봤던 그 '꼬마 수도사'입니다. 땅바닥에도 있지만, 뮌헨에서 가장 높은 곳에도 서 있습니다. 마리아상이 종교적 상징이라면, 이 수도사는 뮌헨이라는 도시 그 자체를 상징하는 마스코트입니다.


[맺으며]

가장 낮은 곳(맨홀 뚜껑)에서 시작해 가장 높은 곳(시청사 탑)의 수도사를 만나는 것으로, 2~3시간 정도의 뮌헨 투어가 기가 막히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웅장한 시청사와 광장을 지키는 두 수호자의 배웅을 받으며, 짧고 굵었던 뮌헨 틈새 여행을 마칩니다. 비록 11월의 칼바람에 몸은 덜덜 떨렸지만, 가이드님의 설명 덕분에 뮌헨의 과거와 현재를 알차게 채워 넣은 시간이었습니다. 출장 중 잠깐의 짬을 내어 돌아본 것치고는 꽤나 성공적이었네요.

이제 얼어붙은 몸을 녹이고 배를 채우러 갈 시간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저녁으로 먹었던 식당(라츠켈러) 후기와 프랑크푸르트행 기차 표 구매 및 탑승 후기로 이어지겠습니다.

뮌헨 : 3시간 만에 끝내는 시티투어 도보 코스

#독일여행 #뮌헨여행 #뮌헨시티투어 #마리엔광장 #프라우엔교회 #신시청사 #쿠빌리에극장 #유럽겨울여행 #뮌헨가볼만한곳 #뮌헨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