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가 시키는 대로 밤 산책 코스 짜서 돌아다니기]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저녁, 맛있는 식사로 배를 채우고 소화도 시킬 겸 도시의 밤거리를 걸어보았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내에서만 도는 거면 도보로도 충분히 걸을 만했고, 도로도 그다지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계획대로 딱딱 맞아떨어지진 않았지만, 덕분에 돌아다니며 더 많은 걸 볼 수 있었던 알찬 야경 투어 후기입니다. (차후에 오전 낮 도보 후기도 언젠가 이어집니다.)
- 주요 코스: 대성당 - 뢰머광장 - 아이제르너 슈테그 - 괴테 생가 - 알테 오퍼
[저녁 든든하게 먹고 산책 겸 도보 투어 시작]
저녁은 '타이타임(Thai Time)'에서 해결했습니다. 배부르게 먹고 트램을 탔는데, 수다를 떨다 그랬는지 실수로 한 정거장을 더 가서 내리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예상치 못한 밤 산책이 시작되었죠.
프랑크푸르트 대성당 쪽으로 향하는데, U반 지하철역도 보입니다. 표는 낮에 S반 탑승을 위해 샀던 1일 티켓이 있으니 문제없습니다. 그거면 S반, U반, 트램 다 탈 수 있거든요. 프랑크푸르트역에서 출발했다면 지하철을 이용한 이동도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도시의 모습을 보면서 이동할 수 있는 트램을 추천해 드립니다.)

[프랑크푸르트 대성당(Kaiserdom)]
걷다 보니 웅장한 붉은 갈색의 건축물이 시야를 가득 채웁니다. 과거 신성 로마 제국 황제들의 대관식이 거행되었던 역사적인 장소, '프랑크푸르트 대성당(Kaiserdom)'입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압도적인 규모에 놀라게 됩니다. 카메라 앵글을 아무리 조절해 봐도 높게 솟은 첨탑을 온전히 담아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대성당 외벽에서는 1509년 한스 바코펜이 조각한 '십자가형 군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와 그 아래에서 비통해하는 성모 마리아, 사도 요한의 모습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밤 조명 아래에서 더욱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뢰머광장 가는 길 - Töpferei Bauer]

대성당을 뒤로하고 뢰머광장으로 향하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유난히 빛나는 쇼윈도를 발견했습니다. 'Töpferei Bauer'라는 상점입니다. 유리창 너머로는 마치 동화 속 마을을 옮겨 놓은 듯한 아기자기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 리히터호이저(Lichterhäuser): 독일 전통 목조 주택(Fachwerkhaus) 모양을 본뜬 세라믹 하우스로, 내부에 초나 전구를 넣어 조명으로 활용하는 소품입니다.
- 벰벨(Bembel): 회색 바탕에 푸른색 무늬가 그려진 배불뚝이 주전자는 프랑크푸르트의 전통 사과주 '아펠바인'을 담는 전용 술병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가게 간판에 적힌 "Seit 1575"라는 문구처럼 무려 4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었습니다. 우연히 마주친 곳에서 독일 장인 정신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사 중인 뢰머광장(Römerberg)]
가장 기대했던 뢰머광장에 도착했으나, 아쉽게도 크리스마스 마켓 준비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광장 중앙에는 거대한 트리가 서 있었지만, 아직 불은 켜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곳은 1393년부터 시작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하나가 열리는 장소입니다. 출장 일정상 마켓 오픈 일주일 전에 방문한 탓에 화려한 축제 분위기를 즐기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보통 11월 마지막 주부터 마켓이 시작되니 일정을 잘 맞추시길 바랍니다.

[마인강의 낭만, 아이제르너 슈테그(Eiserner Steg)]
광장을 지나 강변으로 발걸음을 옮겨 '아이제르너 슈테그(Eiserner Steg)' 철교에 올랐습니다. (엘리베이터도 있음.) 다리 난간에는 수많은 연인들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자물쇠들이 빼곡히 걸려 있었습니다.
남자 둘이서 방문한 것이 조금 멋쩍기도 했지만,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바라본 마인강의 야경은 충분히 낭만적이었습니다. 강 건너편의 불빛과 다리의 조명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했습니다. 강 건너편의 '드라이쾨니히 교회'도 가보고 싶었으나, 늦은 시간이라 문이 닫혀 있을 것 같아 눈으로만 담고 이동했습니다.


[엉뚱한 발견 (FUN Store)]
시내 중심가로 다시 이동하던 중, 한 성인용품점 쇼윈도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마네킹들의 과감한 포즈와 복장이 한국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이라 신선한 문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유명한 관광 명소는 아니지만, 이런 소소하고 이색적인 거리 풍경 또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고요한 괴테 생가(Goethe-Haus)]
구글맵에 의지해 골목길을 찾아 들어간 곳은 '괴테 생가(Goethe-Haus)'였습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주택 건물 같아서 여기가 맞나 싶어 한참을 두리번거렸습니다. 문 위에 붙은 작은 푯말을 보고서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늦은 밤이라 박물관 내부는 관람할 수 없었지만, 대문호가 태어난 장소에 와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 "In diesem Hause wurde Johann Wolfgang Goethe am 28. August 1749 geboren" - 이 집에서 1749년 8월 28일, 요한 볼프강 괴테가 태어났다.)
[구텐베르크 동상 근처 로스마르크트(Roßmarkt) 광장]
괴테 생가를 지나 금융 지구로 들어서자 도시의 분위기가 180도 바뀝니다. 구텐베르크 동상이 있는 로스마르크트(Roßmarkt) 광장은 이미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들어 보니 고풍스러운 건물들 사이로 현대적인 마천루들이 솟아 있었습니다. 특히 전통 화폐인 유로의 중심지 프랑크푸르트에서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 로고가 빛나는 건물을 보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그 뒤로는 프랑크푸르트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쓰고 있는 'FOUR Frankfurt' 프로젝트 건물들이 웅장함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길가에는 '아기 생쥐'라는 뜻을 가진 귀여운 민트색 초소형 전기차 '피아트 토폴리노'가 주차되어 있어 시선을 끌었습니다. 전동 킥보드도 길가에 있었는데, 한국과는 달리 길가에 잘 정돈된 모습입니다.

[알테 오퍼(Alte Oper)]
도보 투어의 마지막 목적지인 '알테 오퍼(옛 오페라 극장)'에 도착했습니다.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건물 외관이 시선을 압도합니다.
건물 최상단에는 전차를 탄 영웅의 조각상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전차를 끄는 동물이 말이 아닌 '표범(Panther)'입니다. 이는 '판터 콰드리가'라 불리며, 술과 축제의 신 디오니소스를 상징합니다. 예술이 가진 광기와 열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 위엔 페가수스 형상도 있습니다.
지붕 아래에는 괴테가 사랑했던 문구인 "DEM WAHREN SCHOENEN GUTEN (진실과 아름다움, 그리고 선함을 위하여)"가 새겨져 있어 건물의 품격을 더해줍니다. 광장 앞 'FRANKFURT'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며 투어를 마무리했습니다.


[긴장감 넘쳤던 복귀길]
투어를 마치고 중앙역 근처 숙소로 돌아가는 길, 의도치 않게 홍등가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경찰차와 노숙자들이 보이는 다소 살벌한 분위기에 긴장감이 돌았지만, 한눈팔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화려한 네온사인 뒤에 감춰진 도시의 이면을 본 듯했습니다.
마침내 도착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역사 꼭대기에서 지구를 짊어지고 있는 아틀라스 동상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고 든든해 보였습니다.

[맺으며]
저녁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급조된 도보 여행이었지만, 웅장한 대성당부터 화려한 오페라 극장까지 프랑크푸르트의 밤을 알차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계획 없이 걸으며 마주한 도시의 풍경들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짜투리 시간으로 오다보니 아쉽게 놓친 것들도 많습니다. 이 글이 프랑크푸르트의 밤을 즐기려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추후 낮에 돌아본 시내 풍경 후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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